Trudon Nuit Rouge : la flamme passée sur la peau
11 Sep. 20265 minutes

Trudon Nuit Rouge : la flamme passée sur la pe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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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초 장인이 향수를 만든다는 것, 거기에는 어딘가 현기증 같은 것이 있다. 거의 4세기 동안 트뤼동의 모든 노하우는 오직 하나의 연소를 완벽히 다루는 데 집중되어 있었다. 정확히 중심에 놓인 심지, 타닥거리지 않고 탈 만큼 순수한 왁스, 몇 시간이고 꼿꼿이 서 있는 불꽃. 향은 거기서 그저 결과였을 뿐이었다. 사라져가는 물질에서 열이 뽑아낸 무언가. 뉘 루즈(Nuit Rouge)는 이 관계를 뒤집는다.

더 이상 왁스도, 심지도, 불꽃도 없다. 오직 열, 그리고 그것을 담아낼 피부만이 있을 뿐이다. 컬렉션의 첫 번째 향수가 '45°'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도 그래서다. 이미지가 아니라, 온도.

이야기는 1643년, 생토노레 거리에서 시작된다. 클로드 트뤼동은 그곳에서 식료품상과 양초 장인이라는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했다. 거의 비현실적일 만큼 새하얀 그의 왁스가 나머지를 완성했다. 이 메종은 훗날 프랑스 궁정과 왕국의 대성당들, 그리고 나폴레옹에게까지 납품하게 된다. 그의 기록 보관소에는 지금도 왕을 위한 '밤의 초' 틀이 남아 있다. 트뤼동이 베르사유를 위해 만들던 것, 그것은 이미 밤을 위한 물건이었다. 더 나아가, 클로드의 아들은 왕비 마리테레즈의 약제사 겸 증류사라는 칭호로 궁정에 들어간다. 이 가문은 오 드 퍼퓸이 존재하기 훨씬 전부터 프랑스 왕비를 위해 증류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고급 향수의 세계에 뛰어들면서 트뤼동은 업종을 바꾸는 것이 아니다. 원래의 업을 되찾는 것이다.

이 컬렉션은 고농축으로 조향된 세 가지 향수(오 드 퍼퓸이 아닌 퍼퓸이며, 그 밀도가 높은 이유이기도 하다)를 전혀 다른 성향의 두 조향사에게 맡겨 완성했다. 얀 바니에가 만든 '45°'는 세 가지 바닐라를 축으로 하여 허니와 벤조인 어코드를 더해 구성된다. 디저트의 바닐라가 아니라, 발삼 향이 감돌고 관능적인, 피부의 바닐라다.

에밀리 부주가 만든 'Midnight Omen'은 만다린으로 문을 열고 파우더리한 바이올렛으로 부드러워지다가 깊은 앰버 우드 속으로 가라앉는다. 이름 그대로 '자정의 징조'를 뜻하며, 향 역시 정확히 그렇게 행동한다. 한 번의 시향만으로는 결코 자신을 다 보여주지 않는다.

같은 조향사가 만든 'Mystique'는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가죽, 우드, 파피루스. 그 연기는 가정의 벽난로보다는 향로를 떠올리게 한다. 세 가지 중 가장 영적이며, 몸에 걸치기에 가장 과감한 향이다.

이 세 향수 중 어느 것도 데이타임 향수가 아니며, 그렇게 되려 하지도 않는다. 목 밑동에 한 방울, 손목 안쪽에 또 한 방울이면 충분하다. 병의 붉은색은 그 안에 담긴 것을 정확히 말해준다. 4세기 동안 타인의 밤을 위해 따뜻한 빛을 만들어온 메종에게, 다른 색은 상상하기 어렵다.